투르크메니스탄 영사확인 대량 접수 | 1박 2일간의 긴급 번역공증 사례
새해의 시작이었던 지난 1월 3일 토요일에 있었던 일이에요.
주말은 공식적인 영업일은 아니지만, 밀린 번역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사무실에 나와 있던 중 연락을 한 통 받게 되었습니다.
투르크메니스탄에 제출할 서류의 러시아어 번역공증이 월요일까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어요. 의뢰인께서는 “각 1장씩이고 간단한 서류 여러 개”라고 말씀하셨지만, 실무 경험상 ‘간단하다’는 말은 직접 서류를 보기 전까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아포스티유 미협약국과 불가능한 일정
서류를 메일로 받아 검토해 보니 예상대로 아주 간단한 건은 아니었어요. 게다가 은행 잔고 증명서 등 일부 서류는 월요일 아침 9시에나 발급이 가능한 상황이었죠.
무엇보다 가장 큰 난관은 ‘인증 절차’였어요. 투르크메니스탄은 아포스티유 협약국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외교부(재외동포청)의 영사확인을 거쳐 주한 대사관 인증까지 받아야 비로소 서류로서의 효력이 생깁니다.
하지만 의뢰인께서는 당장 월요일 밤 비행기로 출국하셔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보통 저희 같은 대행사가 접수하면 최대 50부까지 넉넉하게 접수가 가능하지만, 처리 기간이 기본 1박 2일 소요된다는 점이 문제였어요. 대사관 인증까지 받으려면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불가능한 스케줄이었죠.
결국 의뢰인분과 긴급히 상의한 끝에, 이번에는 주한 대사관 인증 절차는 제외하고 외교부(재외동포청) 영사확인까지만 진행하여 출국하시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현지에서의 사용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출국 일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요.
밤샘 작업과 새벽의 긴급 호출
재외동포청 영사확인을 당일에 발급받으려면, 본인(또는 회사 직원)이 직접 방문해서 오후 2시 30분 이전에 접수 창구에 서류를 내야만 당일에 찾아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지방에 계신 직원분들이 직접 서울로 올라오시기로 했죠.
저는 일요일에도 출근하여 총 10종류의 서류를 3부씩, 도합 30건의 번역본을 만들고 공증 준비를 진행했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퇴근 후 막 잠자리에 들려던 밤 12시 무렵, 급한 전화벨이 다시 울렸습니다.
“법인 정관도 러시아어, 영어로 3부씩 추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지만, 월요일 아침 일찍 손님들이 도착하시기로 했기에 지체할 수 없었어요. 바로 침대에서 일어나 택시를 잡고 새벽 1시에 다시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텅 빈 사무실에서 아침까지 정관 번역과 출력 작업을 마무리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네요.

36부 대량 접수를 위한 인원 분산 전략
월요일 아침 9시 30분, 경상도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오신 네 분의 직원분들과 만났습니다. 아침에 발급받은 은행 서류까지 취합하니 총 36부의 방대한 양이었어요.
우선 서류들을 들고 공증 사무소로 이동해 촉탁 절차를 마쳤습니다. 이후 저희 루스트랜스 사무실에서 서류를 최종 정리했는데, 여기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해드리기로 했어요.
현장에서 자필로 신청서를 쓰느라 시간을 지체하면 2시 30분 접수 마감 시간을 놓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미리 신청서를 작성해 드리고, 접수 시 주의사항을 꼼꼼히 브리핑해 드렸습니다.
당일 발급의 딜레마와 반려
사실 36부라는 수량 자체는 저희 같은 대행사가 접수하면 한 번에 처리가 가능한 양이에요. 대행사는 50부까지 접수가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 대행 접수는 당일 처리가 안 되기 때문에, 의뢰인 측에서는 신청인당 10부로 제한되는 ‘본인 접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죠. 36부를 처리하기 위해 직원 네 분이 오셨지만, 서류의 명의자가 같은 회사이다 보니 창구에서 이를 받아줄지가 관건이었습니다.
오후에 추가적인 번역공증 건으로 사무실에 다시 들러주신 의뢰인분을 통해 생생한 접수 후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어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장 중요한 서류 10건을 1차로 접수했고 이는 무사히 통과되었습니다. 이어서 다른 직원분이 2차 접수까지 성공했지만, 3차 접수 시도 때 결국 창구에서 제지를 당하셨다고 해요.
창구를 바꾸어 접수하더라도 전산상 기록과 서류 내용을 통해 동일 건임이 파악되기 때문에, “더 이상은 당일 처리가 어렵다”는 반려 통보를 받으신 것이죠.
정리하며
이번 사례는 정말 말도 안 될 만큼 촉박한 일정 속에서, 대사관 인증 생략이라는 과감한 결단과 ‘대행사 접수(50부, 1박2일)’ 대신 ‘본인 접수(10부, 당일)’를 택해야 했던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외교부 영사확인이나 아포스티유를 진행할 때, 대량의 서류는 인원이 많더라도 전산 조회 등을 통해 당일 처리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꼭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비록 36부 모든 서류에 대해 영사확인을 받지는 못하셨지만, 우선순위에 따라 중요한 서류들은 무사히 처리를 마치고 출국하셨기에 부디 현지 업무가 잘 풀리시기를 바라봅니다.


